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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폭싹’ 흥행 이을까... ‘악연’ 용두용미 범죄 스릴러 “매운맛” 온다 [종합]

이진주 기자
2025-03-31 16:36:27

4월 4일 4시, 계획하는 자, 실행하는 자, 은폐하는 자, 방관하는 자, 목격하는 자, 상처받은 자, 하나의 사건에 얽힌 여섯 명의 지독한 ‘악연’이 시작된다. 칭칭 감긴 붉은 실타래가 이들의 앞날을 암시하는 듯했다.

31일 오후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그랜드볼룸에서 ‘악연’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현장에는 이일형 감독과 배우 박해수, 신민아, 이희준, 김성균, 이광수, 공승연이 참석했다. 

‘악연’은 벗어나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6인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로, 여섯 개의 에피소드에 걸쳐 캐릭터들의 악연의 굴레를 풀어낸다. 특히 한밤중 의문의 사고를 목격한 ‘목격남’ 박해수부터 사건을 은폐하려는 ‘안경남’ 이광수, 사채업자에 쫓기는 ‘사채남’ 이희준 등 직관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번 작품은 동명의 웹툰 원작에서 출발, 이일형 감독이 연출과 극본을 책임졌다. 이 감독은 연출 계기에 대해 “‘리멤버’ 개봉을 앞두고 이 작품을 접하게 됐다. 너무 재밌더라. 영화로 하기에는 분량이 많을 거 같아 드라마 형식으로 대본을 작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6부작으로 진행되기에 시청자들이 내내 긴장감을 갖고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음 화를 클릭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서 “여섯 명의 캐릭터들을 통해 어떤 식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반전을 줄 것인가 고민이었다. 조금씩 실타래를 풀어가 듯 알아가길 원했고, 비로소 끝이 나야 제목의 의미를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들은 촘촘한 관계성과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입을 모았다. 박해수는 출연 이유에 대해 “혐오스러운 인물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어리석다. 그 간극에서의 코미디적 요소 때문에 선택했다”고 했고, 신민아는 “신선하고 재밌더라. 뒷내용이 궁금해서 내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해야겠다 싶었다”고 거들었다.


신민아는 과거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외과 의사 ‘주연’을 맡았다. “과거 트라우마로 인해 잠을 잘 자지 못한다. 두 번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인물과 만나면서 감정이 휘몰아친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고통을 같이 표현할 수 있는 무게감과 깊이감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연기 주안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3년 만에 장르물로 돌아온 소감을 묻자 “저는 워낙 장르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악연’ 대본을 받았을 때 기뻤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악연’ 이후에도 장르물을 많이 하고 싶다”고 하자, 이광수는 이때를 틈타 “저도 좀 부탁드리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광수는 성공한 한의사로 변신한다. 그는 “땀 때문에 대본이 다 젖었을 정도였다. 몇 번이나 다시 인쇄했다. 악역을 해보고 싶었는데 그 꿈을 제대로 이룬 것 같다. 저에게 산타클로스 같은 작품”이라며 “여자친구와 운전을 하던 중 사고가 난다. 그 이후로 ‘안경남’이 처절해지고 치졸해지는 과정과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의 지질함을 잘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의 여자친구로 호흡하는 공승연은 “‘유정’을 통해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남자친구가 사고를 덮으려 하자 모르는 척 동조하게 된다. 연인의 관계를 한순간에 악연으로 만들어가는 포인트에 집중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코인 투자 실패로 빚더미에 앉은 이희준은 “처음 제안받은 대본은 8부작이었다. 감독님께서 6부작으로 확 줄이면서 1인 1화 구성이 가능해졌다. 시리즈의 1부가 가장 중요한데 다행히 제가 책임진다”면서 “나쁜 놈이 더 나쁜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이 그럴 법하게 보여지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런 이희준과 엮이는 김성균은 “물류센터에서 잘린 ‘길룡’은 고향의 아이를 위해 ‘사채남’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라며 “가족한테는 가장이자 울타리지만 누군가에게는 악인이 되는 걸 보면서 악인이 따로 있는 게 아니구나 생각했다. 분장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김남길과 조진웅의 특별 출연으로 더욱 풍성한 서사가 완성됐다. 이 감독은 “역할이 크다면 크지만 분량 자체가 많지 않아 고민했다. 그래도 연이 닿아 부탁을 드렸고 흔쾌히 응해주셔서 도움이 됐다”라며 “2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드디어 이번 주 금요일이면 공개된다. 감개무량하다. 전 세계 시청자분들을 만날 생각에 많이 떨린다”고 미소 지었다.

앞서 공개된 넷플릭스 화제작 ‘중증외상센터’, ‘폭싹 속았수다’ 등의 흥행으로 인한 부담감은 없는지 물으니 이 감독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저희 나름대로의 장르적 재미가 있을 것. 따뜻한 휴머니티에서 매운맛 작품을 보게 되면 더 맛있지 않을까. 예상 성적보다는 최대한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끝으로 이광수는 “정말 추울 때 정말 뜨겁게 촬영한 작품이다. 치열했던 현장만큼 많은 에너지를 받아가셨으면 좋겠다”고 홍보했고, 박해수와 신민아는 “좋은 작품을 내보이는 것이 창작진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자신 있게 준비했다. 저희 역시 기대가 많다. 어떤 작품이 나올까 궁금했는데 아마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악연’은 오는 4월 4일 오후 4시에 공개된다.

사진 김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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