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데뷔 20년 차’ 이상우 “이젠 정말 잘해야 할 때, 좋은 연기 보여드리고 싶다” [인터뷰]

정혜진 기자
2024-11-25 14:20:36

젠틀한 미소, 조각 같은 외모로 브라운관 속 멋진 남자 주인공 역할을 도맡아 온 배우 이상우. 

현재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에 출연하며 허당기와 4차원 엉뚱 매력으로 남다른 예능감을 뽐내고 있는 이상우가 오랜만에 bnt와 만났다. 본격 본업 모드로 돌입한 그는 카메라 앞에서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오가는 다채로운 표정을 뽐내며 연신 압도적인 컷들을 연출해 냈다.

어느덧 데뷔 20년 차가 된 이상우. 숙련된 연기자임에도 늘 마음속에 순수함과 열정을 품고 다니는 ‘참 한결같은 배우’ 이상우가 이번 인터뷰를 통해 깊이 있는 연기관부터 아내 김소연과의 깨가 쏟아지는 결혼 생활까지 들려줬다.

Q. 근황

“요즘 작품은 많이 없어서 ‘편스토랑’ 촬영하고 간간이 광고도 찍으면서 여유롭게 보내고 있다. 젊을 때는 쉼 없이 일을 했었는데 지금은 중간중간 여백이 생기니 삶이 여유롭고 풍요로워진 느낌이다”

Q. ‘편스토랑’에 출연 중이다. 드라마 속 이미지가 강해서 예능 도전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결심하게 됐나

“작품 홍보 때문에 예능은 종종 했었는데, ‘골프왕’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나면서 예능의 맛을 제대로 보게 됐다. ‘편스토랑’은 4~5년 전에 섭외 요청이 왔었는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었다. 혼자 요리를 자주 해 먹긴 했지만 요리를 잘하는 편도 아니고, 요리할 때 시간도 오래 걸리기도 하고.. 오랜 시간 고민하다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니트톱은 ARMEO.D, 재킷은 BIPIND, 팬츠는 WHOLOVESART 제품.

Q. 아내 김소연에게 요리를 자주 해주는 편인가

“프로그램하면서 이것저것 요리를 많이 배워서 집에서 연습하면 좋겠지만 소연이도 조금 먹는 편이고 나도 많이 안 먹는지라 잘 안 하게 되더라”

Q. 김소연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예전에 (류수영 레시피) 간장국수를 해줬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만드는 것도 너무 간단하고 정말 맛있다 내 요리는 너무 어렵다 보니 만나는 이웃 분들 마다 ‘너무 복잡해서 따라 할 수가 없다’ 하시더라(웃음). 그럴 때마다 제 거 말고 ‘류수영 레시피’를 따라 하시라고 말씀드리곤 한다”

Q. 음식을 만들 때 깊게 파고드는 스타일인가

“맞다. 두부 요리를 만들 때 두부부터 만들고 배추 요리를 하려면 배추 심는 것부터 시작이다. 결혼기념일 때는 소연이한테 스테이크를 해주기 위해 고기를 사서 50일 동안 숙성을 시켰다”

Q. 워낙 미담 많기로 유명한 배우 김소연. 남편이 바라본 아내 김소연도 궁금하다

“마인드가 정말 좋은 사람이다. 결혼 후에 서로의 좋은 부분들은 배워가고, 안 좋은 부분들은 조금씩 지워주면서 융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결혼 초반보다 지금 사이가 더 좋다. 초반엔 맞춰가는 시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 발짝씩 뒤로 물러나서 양보하고 배려하다 보니 선순환이 일어난다. 이 모든 게 다 소연이의 심성이 고와서 서로 배려하는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둘의 성격은 비슷한가

“많이 다르다. 여행을 갈 때도 나는 계획을 다 하는 편, 소연이는 따라오는 스타일이다. 소연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스타일이 아니고 나는 꽤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편이다. 아무래도 소연이는 어릴 때부터 이쪽 일을 했고 유명했기 때문에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았을 거고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 성격도 성향도 많이 다르지만 얘기를 많이 나누다 보니 다른 점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됐다”

니트와 팬츠는 ARKET 제품.

Q. 김소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신들린 악역 연기다. 실제 성격과 다른 아내의 모습을 브라운관으로 볼 때 낯설진 않았나

“사실 주변에서 자꾸 괜찮냐고 물어보시더라. 나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 그 모습을 집으로 가져오지도 않을뿐더러 같이 대본 연습도 하고 동선도 맞추고 그러다 적응이 된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선 소연이가 착한 역할을 맡았는데 농담처럼 ‘다음 역할은 다시 강한 걸로 해서 이미지 쇄신을 해야겠다’ 하더라(웃음). 본인도 재밌어하는 것 같다”

Q. 촬영이 없는 날엔 항상 붙어 있는 편인가

“맞다. 서로 붙어 있는 걸 좋아한다. 고맙게도 소연이는 나랑 같이 있는 게 제일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한다. 집에 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드라이브 하는 것도 좋아해서 커피 한 잔씩 사가지고 운전하면서 같이 풍경도 보고 이것저것 일 얘기부터 대인관계 얘기까지 많은 얘기를 나눈다”

Q. 반듯하고 부유한 귀공자 역할을 주로 많이 맡았다. 모두가 원하는 이미지이지만 또 비슷한 역할만 맡음으로써 느끼는 지루함도 있을 것 같은데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심은 없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자’는 주의이기도 하고 뭐든 빨리 잊어버리는 편이라 과거 캐릭터들이 기억이 잘 안 난다. 이것도 소연이랑 조금 다른 점인데, 소연이는 외우는 데 오래 걸리지만 한 번 외우면 오랫동안 기억하는 편이고, 나는 잘 외우지만 금방 잊어버린다. 이게 어쩔 땐 장점 같기도 하다. 안 좋은 일도 금방 잊어버리니 상처도 잘 안 받는다”

Q. 평소 자기 관리도 열심히 하더라. 특히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지 않나

“맞다. 운동을 하면 가만히 있는 것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웨이트를 하면 힘들고 고통스럽지 않나. 그러다 잠시 쉴 때 물 한 모금이 감사하게 느껴지고, 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일이 없는 게 감사한 일이란 걸 깨닫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그 감사함을 또 까먹게 되고, 그럼 다시 운동을 하면서 상기시킨다”

Q. 어느덧 배우 생활 20년 차. 그간의 과정을 돌이켜 본다면?

“초반엔 정신없이 작품 하면서 배우기만 한 것 같다. 운이 좋은 게 어떻게 보면 돈을 받으면서 배운 셈이지 않나. 그렇게 일일 드라마, 아침 드라마를 하다가 주말 연속극을 10년 넘게 한 것 같다. 시청자 분들도 매번 너무 같은 사람만 나와서 피곤함을 느끼셨을 거다(웃음). 그땐 젊어서 기계가 한참 돌아갈 때라 기계가 멈출까 봐 불안했던 시기였다. 지금은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하면서 그 꺼진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Q.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싶나

“지금까지는 ‘너무 못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온 것 같다. 이제는 잘해야 할 나이가 되지 않았나? 정말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정혜진 기자 jhj06@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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