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의 미래라 불리던 뉴진스가 소속사와의 갈등 속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활동 중단을 알렸다. 그러나 “우릴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멤버들의 외침에도, 대중의 시선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다. ‘국민 그룹’으로 불리던 이들의 파격적 선택은 왜 공감을 얻지 못했을까?
한때 전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K팝 신드롬’을 이끈 그룹 뉴진스가 예기치 못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 ‘NJZ’라는 새 활동명으로의 독자 선언, 그리고 활동 중단 발표까지—그룹은 연예계에서 보기 드문 선택을 연이어 감행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21일 어도어가 뉴진스 다섯 멤버들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전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제출된 채무자(뉴진스 멤버들)의 주장과 자료 만으로는 채권자(어도어)가 이 사건의 전속 계약상 중요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그 해지사유가 발생했다거나, 그로 인하여 상호 간의 신뢰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뉴진스는 22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법원의 판단에 실망했다"며 "K팝 산업이 하룻밤에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것이 한국의 현실일지도 모른다"고 발언했다. 특히 "한국이 우리를 혁명가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한국과 K팝 산업에 문제가 있다고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은 대중의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23일 무대 위에서 민지는 “우릴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법원의 결정과 그 과정을 받아들이면서도 우리는 서로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고, 혜인은 “참고 남는 게 더 나았다고들 하지만, 이번 일은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었다”며 눈물 섞인 발언을 남겼다.
하지만 이 같은 메시지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초반에는 소속사 민희진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우세했지만, 최근 들어 뉴진스를 향한 비난의 강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명백한 계약 위반이다”, “기득권을 비판하며 고집만 부린다”, “그동안 K팝을 일군 수많은 선배들을 무시한 태도”라는 식의 비판이 온라인에 쏟아지는 중이다.
초기에는 ‘소속사의 권위에 맞서는 용기 있는 선택’으로 포장됐던 뉴진스의 독립 시도는, 시간이 갈수록 ‘일방적인 일탈’로 인식되며 여론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오는 4월 3일 열릴 본안 소송 첫 변론 기일은 이번 사태의 향방을 가를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과연 뉴진스는 다시 대중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 그들의 선택은 ‘체제 도전’이었을까, ‘조급한 독립’이었을까. 뜨거웠던 논란의 끝자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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