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알쓸별잡’ MC 배두나 업고 첫 회 2%

박지혜 기자
2025-04-01 08:40:19
‘알쓸별잡’ MC 배두나 업고 첫 회 2% (사진: tvN)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지중해’가 바다 문명의 중심지 지중해의 패권을 거머쥐었던 로마에서 바닷길 여정을 시작했다. 끝도 없는 수다의 심연에 빠져든 시청자들은 “이게 알쓸이지!”라는 열띤 호응을 보냈다. 그야말로 ‘알쓸’ 시리즈의 완벽한 귀환을 알린 순간이었다.

지난 31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지중해’(연출 김지인, 이하 ‘알쓸별잡: 지중해’)의 첫 회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2.1%, 최고 2.9%, 전국 기준 2%, 최고 2.5%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특히 2049 타깃 시청률은 케이블 및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이날 방송에서는 MC 윤종신과 배두나를 비롯해 건축가 유현준, 물리학자 김상욱, 천문학자 심채경, 시인 안희연이 본격 지중해 항해에 앞서, 이탈리아 로마로 여행을 떠나 그곳의 숨은 매력과 역사적 가치를 탐구하며 다채로운 지적 수다의 시간을 가졌다.

먼저, 유현준은 ‘종합건축도시’라는 로마에 도파민이 터진 모습을 보였다. 또한, 역사상 처음으로 인구 100만명이 넘었던 로마의 골목, 광장, 랜드마크가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는 점에서 ‘도시의 줄기세포’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로마를 ‘팔림프세스트(여러 겹으로 덧쓴 양피지)’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역사의 잔재를 파괴하지 않는 콜라보가 공존하기 때문이라고. 그 대표적인 예가 나보나 광장이었다. 천년 정도 버려졌던 고대 로마 경기장이 르네상스 시대에 발견돼 그 잔해를 자재로 광장을 건설했다는 것. 서로 다른 역사를 품은 로마 건축의 정수였다.

그에게 공간에 대한 새로운 영감과 시각을 줬다는 산티냐치오 성당의 사연도 이어졌다. 90년대 인터넷 가상 공간이 발현되던 시절, 텍스트로만 존재하는 곳이 어떻게 공간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대학원생 유현준. 그러나 원근법을 이용해 천국을 구현한 성당 천장화를 본 순간, 마치 하늘이 뚫려 천국이 펼쳐진 듯한 강렬한 공간감을 경험했다고. 이에 “공간이란 결국 인간의 의식이 만들어낸 산물임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알쓸’ 시리즈 팬이었다. 함께 하고 싶었다”는 소감을 밝힌 두 명의 신입, 배두나와 안희연은 이탈리아 서점에 동행했다. 특히 안희연은 2024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책이 아이작 싱어, 알베르 까뮈, 존 스타인벡 등 세계적인 작가들 사이에 당당히 자리하고, 섹션도 따로 있는 걸 발견하곤 “잠 못 들만큼 가슴 떨렸던 자랑스러운 순간”을 떠올렸다

배두나 역시 “한강 작가의 책을 읽고 너무 많이 울었다. 작가의 속이 만신창이가 됐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깊은 인상을 전했다. 안희연은 “고통받기를 거부하는 순간 인간은 무서워진다. 문학의 힘과 역할은 인간다운 감정을 잊지 않도록 사람의 통각을 깨우는 것”이라는 작가의 사명과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죽음’이라는 주제로 이어졌다. 윤종신과 심채경은 카푸친 수도원의 해골 사원을 찾아갔는데, 누구의 유골이라고 특별히 취급하지 않고 샹들리에와 아치 등의 장식으로 활용한 곳이었다. 이는 “죽음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수도회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한 것이라고. 김상욱과 안희연이 찾은 콜로세움의 지하는 충격적 그림자도 드러냈다. 로마 제국의 위용을 과시했던 콜로세움은 사실 최소 50만명의 잔인한 살육이 이뤄졌던 곳이었다. 심지어 지하를 만든 이유는 검투사들의 무대 리프트를 위한 것으로, 죽음을 극적으로 연출해 엔터테인먼트쇼로 이용, 시민들을 열광케 하고 황제의 권력을 드러내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죽음에 대한 수다가 오가던 중, 김상욱은 지구의 정보를 담아 우주를 항해 중인 ‘골든레코드’를 언급하며, 기억해주길 바라는 욕구로 인간들은 이름을 남기고 싶어하지만, 사실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에 발끈(?)한 안희연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문학적으로 반박, 웃음을 자아냈다. 앞으로 100% 이성의 김상욱과 100% 감성의 안희연의 흥미로운 지적 충돌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었다.

이렇게 로마 제국은 콜로세움을 비롯한 원형극장과 이를 잇는 도로망을 유럽 곳곳에 건설하고 지중해까지 제패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군이 지중해를 연못처럼 썼다”는 이야기가 나온 연유도 여기에 있다. 본격 지중해 항해에 나서기 전 로마가 첫 번째 여행지로 선택된 이유이기도 했다.

이처럼 첫 회부터 알찬 내용으로 꽉 채운 수다의 향연에 첫 참전한 안희연은 “로마를 너무 환상적인 도시로만 생각했다. 로마의 명암을 모두 느끼며 더 깊게 알게 됐다”는 소감을 남겼다. 시청자들 역시 “새로운 로마를 발견한 기분”, “로마를 이렇게 흥미롭게 바라본 건 처음이다”라며 앞으로의 여정에 지적 호기심과 기대를 드러냈다.

윤종신의 엔딩 예고대로 로마 여행은 본격 항해에 앞선 예고편일 뿐. 이미 알려진 대로 신입 잡학 박사인 로마법 학자 한동일과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정모까지 합류, ‘낭만알쓸호’가 닻을 올린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에서는 여행지마다 수다 멤버가 바뀌는 등 다양한 박사 조합으로 더욱 풍성한 토크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알쓸별잡: 지중해’는 매주 월요일 밤 10시 10분 tvN에서 방송된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