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막까지 공개된 ‘폭싹 속았수다’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국경, 세대, 문화를 뛰어넘어 ‘인생 드라마’로 등극했다. 가족의 소중함을 기반으로 한국 스토리텔링의 확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국가별로 공감을 이끌어낸 제목과 대사 번역이 호평을 받는 등 전 세계에 따뜻한 한국의 이야기가 가진 저력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는 평가다.
지난 3월 28일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이와 관식이의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폭싹 속았수다’의 마지막 장 4막이 공개됐다. ‘폭싹 속았수다’는 3월 초 1막이 첫 공개된 이후로 시청자들에게 ‘올해의 인생작’이라는 호평을 들으며 연일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갤럽 기준 3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3주 연속 OTT·TV 화제성 부문 1위에 올랐다.
‘폭싹 속았수다’는 애순이와 관식이의 일생 속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깊은 공감의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냈다. 특히, 임상춘 작가 작품 특유의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에 대한 메시지는 10대부터 40대는 물론 노년층까지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를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단절’과 ‘분열’의 시대에 ‘화해’와 ‘공동체’라는 세대 통합적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3막 공개 후에는 5,500,000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브라질, 콜롬비아, 베트남, 대만, 터키 등 42개 국가의 TOP 10 리스트에 올라, 한국의 시대상을 담은 이야기가 국경을 넘어 해외에서도 공감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며 ‘로컬 콘텐츠의 힘’을 증명했다.
‘폭싹 속았수다’의 글로벌 인기에는 넷플릭스의 세심한 현지화 전략이 숨은 역할을 했다. 넷플릭스는 ‘정말 수고했다’는 뜻의 제주 방언인 제목 ‘폭싹 속았수다’를 영어판에서는 ‘인생이 당신에게 귤을 건넬 때(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 태국판에서는 ‘귤이 달지 않은 날에도 웃자’, 대만판에서는 ‘고진감래(苦盡柑來·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로 번역하는 등 각국의 언어적 배경을 고려한 번역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외에도 어린 애순이 쓴 동시의 운율은 영어 번역본에서도 각운이 반복되도록 번역하는 등 디테일한 현지화로 글로벌 시청자들이 생생한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인기는 작품 속 배경인 제주도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특히, 작품 속 애순의 어머니 직업인 해녀, 애순과 관식의 고향이자 초기 극의 주요 배경인 제주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에 제주도는 ‘빛나는 제주TV’ 유튜브, 제주관광공사 ‘비짓제주’ 등 온라인 채널과 도내 전광판, 버스정류소 정보시스템 등 1,200여개소에서 홍보영상을 송출하는 등 글로벌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세계에 소개되는 한국 콘텐츠는 관광, 외식,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을 가져오고 있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월 발표한 ‘K-콘텐츠의 비상: 산업 특성과 성장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높은 생산 유발 효과를 기록하는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에서 비중이 확대되며 국가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콘텐츠 수출은 2010년 이후 11년간 약 4배 증가하며, 통계 집계 이후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보고서에서 최근 K콘텐츠의 양적 성장세는 물론 질적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넷플릭스 내 한국 콘텐츠 비중은 7%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과 중국, 인도, 스페인,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의 비영어권 작품으로 한정하면 그 비중은 약 20%로 다섯 편 중 하나는 한국 콘텐츠인 셈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폭싹 속았수다’는 오랜만에 등장한 중장년층부터 젊은 세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패밀리 콘텐츠이다. 시대극임에도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통해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K-콘텐츠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탁월한 스토리텔링으로 잠재력을 가진 한국 작품들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세대와 문화권을 초월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을 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