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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연예계는 잇따른 비보로 깊은 슬픔에 잠겼다. 한복 디자이너 김리을, 배우 김새론, 요가 강사 이유주,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등 각계의 인재들이 잇달아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특히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요가 강사 이유주(35)는 지난 18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MBC '무한도전' 출연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삼성, 리복 등 여러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도 활약했다. 사망 전날 SNS에 'Bye'라는 글과 함께 셀카를 올렸으며,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 장례가 진행됐다. 그가 운영하던 요가 스튜디오 '요가움'에는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영화 '아저씨'의 소녀에서 청룡영화상 최연소 신인상의 영광을 안았던 김새론. 누구보다 일찍 빛을 봤기에 어둠도 일찍 찾아왔을까. 음주운전 사고 후 쏟아진 비난 속에서 그는 지난 16일, 25살 꽃다운 나이에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택했다.
1996년생인 故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향년 2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 사망 소식은 석 달 뒤인 지난해 12월 뒤늦게 알려졌다. 그가 남긴 17장 분량의 유서에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절절한 호소가 담겨있었고, 아직도 유족들의 제보와 진상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완벽함을 강요하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과거의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지 않는 문화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실패 후에도 재기할 수 있는 사회,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손을 내밀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 더는 비극적인 2월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는 기억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먼저 떠난 이들을 위한 우리의 마지막 예의일 것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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