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김새론 사망, 우리는 용서할 준비가 돼 있었나? [박지혜의 연예家 스토리]

박지혜 기자
2025-02-17 07:07:19
김새론 사망, 우리는 용서할 준비가 돼 있었나? ©bnt뉴스


배우 김새론(25)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그녀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현재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며, 외부 침입 흔적이나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오늘(17일) 성명문을 발표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팬들은 김새론이 연기자로서 남긴 발자취를 기억하며, 그녀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했음에도 지나치게 가혹한 대중의 질타와 외면을 감내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예인에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팬들은 “김새론 배우가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곳에서 평온하기를 바란다”며 그녀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새론의 갑작스러운 비보는 단순히 한 배우의 죽음 이상을 의미한다. 불과 10여 년 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천재 아역’이었던 그녀는 왜 이렇게 짧고도 고통스러운 생을 마감해야 했을까?

배우 김새론은 2010년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과 함께 출연하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가녀린 몸과 커다란 눈망울로 스크린을 압도한 그녀는 이후 영화 '도희야', '눈길', '동네사람들'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천재 아역’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성공한 스타들에게 늘 따라붙는 그늘이 그녀를 덮쳤다. 음주운전 논란이 그것이었다.

2022년, 김새론은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변압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고, 인근 상가와 가정에 정전 피해를 일으켰다. 혈중알코올농도 0.2%,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다. 이후 법원은 그녀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김새론의 음주운전 사건 이후 그녀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한결같았다. ‘천재 아역’은 한순간의 실수로 몰락한 ‘전락한 스타’가 됐다. 그녀가 어떤 반성의 메시지를 내놓든, 어떤 방식으로 다시 시작하려 하든, 사람들은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가 SNS에 올린 사진조차 논란의 대상이 됐다. 배우 김수현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논란이 되자, 결국 그녀는 삭제했다. 복귀작으로 준비하던 사냥개들에서도 분량이 대거 편집됐다. 넷플릭스는 그녀의 존재를 지웠고, 광고계 역시 그녀를 멀리했다.

연예인에게 이미지는 생명과도 같다. 하지만 김새론에게는 더 이상 회생할 이미지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법원에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대중은 “벌금 2천만 원이 부담될 정도면 과거에 번 돈은 어디 갔느냐”, “사고는 혼자 냈지만, 피해는 시민들이 봤다” 등의 싸늘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김새론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좁아졌고, 결국 그녀는 개명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려 했다.

김새론은 최근 김아임으로 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출발을 위한 발버둥이었다. 카페 개업을 준비하며 경제적 자립을 시도했고, 연극 무대에서 다시 시작하려 했다.

대중은 용서를 말하지만, 실제로 용서하는 경우는 드물다. 연예계에서 한 번 낙인이 찍히면 복귀는 기적과도 같다. 음주운전의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성공한 연예인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김새론에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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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저씨' 속 원빈은 영화에서 목숨을 걸고 그녀를 구해냈지만 현실에서는 아무도 그녀를 구해주지 않았다. 

음주운전은 비난받아 마땅한 범죄다. 하지만 그 죗값을 치른 이후에도, 그녀는 살아갈 수 있어야 했다. 우리는 김새론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줄 준비가 돼 있었을까?

그녀를 진정으로 죽인 것은 사회적 비난이었을까, 아니면 용서를 모르는 우리 자신이었을까?

김새론의 죽음은 연예계에, 그리고 우리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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