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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원X장민호 ‘잘생긴 트롯’ 1% 정체… ‘이것’이 없다

박지혜 기자
2025-03-25 06:36:41
이찬원X장민호 ‘잘생긴 트롯’ 1% 정체… ‘이것’이 없다 (사진: tvN)

tvN STORY 최초의 트롯 예능 '잘생긴 트롯'이 이찬원, 장민호 등 인기 트롯 스타들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평균 1%대의 저조한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은 시청률 1.0%(닐슨코리아 기준)에 그쳤으며, 인교진과 아버지 인치완의 감동적인 무대도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미 방송가는 트롯 예능의 포맷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미스터트롯', ‘현역가왕’을 필두로 수많은 트롯 서바이벌이 쏟아졌고, 시청자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잘생긴 트롯'은 제목에서 '스타성과 외모'를 강조하지만, 실제 방송에서는 가족 서사와 눈물, 탈락자 인터뷰 등 감동 중심의 서정적인 흐름이 주를 이룬다.

문제는 이런 구성들이 감동은 줄 수 있어도 경연 예능의 쾌감이나 몰입감을 대체하긴 어렵다는 점이다. 트롯 실력보다는 눈물과 서사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경쟁의 긴장감'도, '예능의 즐거움'도 모두 반쯤 부족한 어정쩡한 포맷으로 인식될 수 있다.

또한, '잘생긴 트롯'이 방송되는 금요일 밤 10시는 시청률 격전지다. 같은 시간대 SBS 드라마 '보물섬'은 지난 방송 13.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는 중이다. 박형식의 파격 변신, 허준호의 악역 존재감,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그리는 스토리, 힘 있는 연출 등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보물섬'은 그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에 KBS2 '더 시즌즈 – 박보검의 칸타빌레'까지 감성 음악 팬층을 사로잡으며 저마다의 타깃을 확실히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잘생긴 트롯'은 포맷이 중장년층과 젊은 층 모두에게 어필하기엔 다소 모호하다. 시청자들의 명확한 타깃층을 설정하지 못한 채 경쟁작에 밀리는 건 예고된 결과에 가깝다.

토요일 밤 10시 40분 tvN에서도 재방송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 역시 충분한 시청자 유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본적으로 '잘생긴 트롯'은 경연 형식을 띤 서바이벌이지만, 방송 흐름은 감동 중심의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탈락자 인터뷰, 미공개 영상, 가족 이야기 등은 눈물샘을 자극하지만, 정작 본 무대는 긴장감 없이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점수 공개 방식 또한 중간에 미공개로 처리되며 몰입을 방해하고, 듀엣 파트너들의 존재감이 주인공을 덮어버리는 장면도 이어진다.

최근 방송된 5회에서 인교진과 아버지 인치완의 감동적인 무대는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김연자의 '어머니의 계절'을 '아버지'로 개사해 부른 이들의 무대는 깊은 감동을 선사했으며, 609점으로 1위에 올라 실력까지 입증했다. 또한 탈락했던 배우 장혁이 최대철의 듀엣 파트너로 깜짝 부활하는 등 반전 요소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프로그램은 '누가 우승할까'라는 궁금증보다는 '누가 울릴까'에 더 초점이 맞춰지며, 서바이벌 특유의 몰입감과 에너지가 희석되고 있다. 감동은 충분했지만, 시청자를 '붙잡아둘 무언가'가 부족한 셈이다.

'잘생긴 트롯'은 현재 3라운드 듀엣 순위 결정전을 진행 중이며, 28일(금) 방송에서 나머지 4팀의 무대가 공개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의 후반부로 갈수록 더 강렬한 경쟁 구도와 서바이벌 요소를 강화한다면 시청률 상승의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보물섬'과 같은 강력한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트롯 장르의 포화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과 경연 프로그램으로서의 정체성 강화가 시급해 보인다. 감동과 서사도 좋지만, 시청자를 사로잡을 '쫄깃한 긴장감'이 더해질 때 비로소 시청률 반등의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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